Episode 6
평행우주선 엔터-프라이저 2
루카치는 허공에 양손을 뻗었다. 곧바로 홀로그램 키보드가 튀어나온다. 키보드를 통해 검색하면 사진 기사 하나가 뜬다. 노마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무슨 일이야?”
“짚이는 데가 있어서 검색해봤는데 바로 여기 뜨네.”
“어딘데?”
“이곳 환락과 도박의 행성, 레드마치 베사스의 심장, 바로 베사스가의 대저택!”
“뭐? 베사스 패밀리라고?”
얼굴빛이 사색이 된 노마와는 다르게 루카치는 태연한 목소리로,
“베사스가 예전에 어느 인터뷰에서 도박은 죽고 사는 전쟁이라고 했었지. 베사스가 저택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그의 컬렉션 중에 이상한 게 있었어.”
인조인간 베사스가 시가를 물고 웃고 있었고, 사진 뒷배경엔 멋진 벤츠 자동차와 거대한 팽이처럼 생긴 것이 그 옆에 있었는데 엔터-프라이저호의 설계도면의 엔진을 그것과 매칭해보니 딱 들어맞는다. 자신의 추리가 딱 들어맞은 걸 확인한 루카치는 흥분한 목소리로,
“MK-16 엔진이야. 반중력-무한가속 엔진으로 18년 전 백린 박사가 고안한 거야, 기술력이 발전한 지금도 이 엔진을 따라잡는 것이 힘들다고 하지.”
블레어는 익숙한 명칭이 들리는 것에 반가워서 목소리 높인다.
“반중력-무한가속 엔진이라고요? 그거 머카바 공학에 의한 것이에요.”
“뭐? 그 원리를 네가 어떻게 알지?”
“아빠가 얘기했어요, 머카바 공학을 잘 활용하면 무한 에너지에 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백린 박사와 블레어가 어떤 연관 관계가 있으리라 꿈도 꾸지 못하고 루카치는 건성으로,
“그래……, 중요한 건 엔진과 연료, 이 둘이 없다면 평행우주 돌파 엔터-프라이저호를 주조할 수 없다는 거야!”
노마가 다급한 목소리로 묻는다.
“연료는 뭔데?”
“연료는 비활성 에테르, 나메크 행성에서만 채취하던 것으로 현재는 생산 중단 된 연료지. 그런데 엔진이 여기 있으니 연료도 있을 거야.”
루카치는 베사스의 인터뷰 사진을 가리킨다. 노마의 얼굴이 당장에 찌그러진다.
“잠깐만! 그 누구도 아니고……, 베사스 패밀리를 상대할 생각은 아니지?”
“나도 다른 방법이 있으면 좋겠어.”
블레어가 자신 없는 목소리로,
“혹……혹시 부탁하면 안 될까?”
둘은 아무 말도 못 들은 척……, 말이 없다. 블레어는 주먹을 쥐고 분연히 일어선다.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라면 방법은 하나 밖에 없지!”
루카치는 다소 냉정한 목소리로,
“거긴 인간이 발을 디딜 수 없는 곳이야.”
“응?”
노마가 고개를 숙이며 절망적인 목소리로 말한다.
“휴먼노이드 로봇 계열도 당장에 잿더미가 되어버려. 그뿐 아니야, 베사스를 적으로 돌리는 건 전 우주를 상대로 목숨 건 도박에 뛰어든다는 의미지.”
“그럼 우주선은?”
이대로 포기하고 말 것인가! 평행우주 여행선 엔터-프라이저호, 기하학적인 설계도면 위에 엔진과 연료 부위가 빨간 경고등으로 점멸하고 있다. 루카치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한다.
“어떤 문제든 답은 달 수 있지, 오답이 되지 않기 위해선 나의 답에 스스로 책임질 수 있어야 해.”
“그래서 어떤 답을 달 건데요?”
“아바타가 되어주어야겠어.”
“아바타가 되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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