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9
아바타 온(Avatar-on) 2
블레어는 베사스의 대저택에 잠입했다. 컬렉션이 있는 격납고로 이동하는 중에 오류가 있는지 주니토니 No.3의 왼쪽 팔에 경련이 일어났다.
‘아바타 하나 희생할 각오로 해야 해. 그만큼 위험천만한 일이야!’
아무래도 루카치의 말이 긴장을 부추겨서 그런 것 같다. 블레어는 스스로를 다독이듯 주니토니 No.3에게 속삭임을 전한다.
“걱정 마! 첫 아바타인데, 널 희생할 순 없어.”
그제야 경련이 멈추며 주니토니 No.3가 정상 작동한다. 사이보그 경비원들의 눈을 피해 도착한 격납고에는 각종 진귀한 컬렉션들이 넘쳐났다. 박물관에 있어야할 고대 유물부터 시대의 변천사를 알 수 있는 희귀한 기계장치까지……, 그중에 월드컵 축구 트로피와 다빈치의 모나리자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블레어는 말문이 막혀 혼잣말로,
“사이보그 주제에……, 이런 것들을…….”
잠입하는 내내 루카치는 말이 없었다. 아무래도 음성 수신 주파수가 보안에 걸릴 것 염려해서 그런 듯싶다. 블레어는 조심스럽게 속삭였다.
“루카치 아직 안 됐어?”
“이제 됐어. 경비가 삼엄해서 말이지.”
“MK-16엔진은 어디 있어?”
“전방 20미터 앞에, 내비게이션으로 찍어놓았는데 보이지?”
블레어는 홀로그램을 통한 미니맵을 통해 목표 지점을 확인한다.
“뭔 소리야? 지금 눈앞에 있는데!”
“어? 그래?”
멋들어진 벤츠 자동차가 보이고 그 옆에 바로 MK-16엔진이 보였다. 블레어는 MK-16엔진에 미니멀라이저를 부착한다. 커다란 물체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 확인되지만 루카치의 말대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에테르 연료는 어디 있어?”
“지하 이층에! 내비게이션으로 찍을게……”
“믿을 수가 있어야지!”
루카치가 위치를 추적하는 동안 블레어는 주변을 살펴보았다. ‘작은 소년(Little boy)’이란 글자가 새겨진 인류 최초의 원자 폭탄도 눈에 들어온다.
“근데 이 수집품들은 다 뭐야?”
“모으는 것에 취미가 있는 사이보그인가 보지 뭐!”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뭐가?”
“뭐가라니, 너무 탐욕스럽잖아?”
“인간이 그런데 로봇도 그럴 수 있지.”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거야?”
“긴장 풀지 마!”
루카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경비 서는 사이보그에게 발각되고 만다. 블레어는 감쪽같은 솜씨로 사이보그를 제압하지만 인이어폰을 통해 루카치가 탄식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런! 그놈들은 모두 연계되어 있어. 경보가 울리고 모두 닫힐 거야.”
루카치의 말대로 기분 나쁜 경보음이 울렸다. 블레어는 에테르 연료를 찾아 비호같이 날아들며 말한다.
“차라리 잘 됐어. 굼뜨게 움직이느라 답답했는데 말이지.”
블레어는 감시 로봇을 손쉽게 제압한다. 에테르 연료에 미니멀라이저를 부착하다가 왠지 루카치의 말 중에 꺼림칙한 게 있다.
“모든 게 닫힌다는 말은 뭐야?”
“아마 빠져나올 수 없을 거야.”
루카치의 말엔 탄식이 섞여 있었다.
“그렇단 말이지? 이제 내 식대로 해볼까?”
“뭐 어떻게 할 건데?”
“이렇게 된 이상 화끈한 불꽃놀이를 터트려줘야지.”
“무모한 행동하지 마.”
“엔진하고 연료만 없어진 걸 알게 되면 놈들의 표적이 될 거란 생각은 왜 못하지?”
“어? 그건……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고?”
블레어는 눈여겨 봐왔던 폭탄 컬렉션 앞에 선다.
“이중에 한 놈은 터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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